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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세계화·아동노동

다이아몬드에 물 빼앗겨 ‘목타는 부시맨’

by 시경아빠 201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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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에 물 빼앗겨 ‘목타는 부시맨’

보츠와나 법원 “원주민 지하수 이용 금지” 판결


광산개발 위해 물길 막고 외부 물반입조차 금지
 
자본과 개발의 탐욕이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부시맨’ 산(san)족을 생존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보츠와나 고등법원이 21일 부시맨의 기존 지하수 관정 이용은 물론 새로운 지하수 관정을 뚫는 것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소수종족 보호운동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www.survivalinternational.org)이 전 세계에 고발하고 나섰다. 문제의 지하수 관정은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회사인 드비어스사가 뚫어놓은 것으로, 비 한 방울 구경하기 힘든 이 곳에선 부시맨들에게 생명수나 다름 없었다.



이번 판결로 부시맨은 자신들의 땅에서 물 접근권이 아예 막혀버렸다. 주만다 가켈레보네 산족 대변인은 “법원은 우리에게 땅을 되돌려줬지만, 관정도 물도 없는 채로였다”며 “물을 얻을 수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거주지 바깥의 수원은 가장 가까운 곳이 약 40㎞나 떨어져 있다.

보츠와나 부시맨의 딱한 처지는 1980년대 다이아몬드 광산 발굴에서 비롯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2002년 부시맨의 삶터였던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막고 인근 숲의 물줄기를 끊어가면서까지 원주민 강제퇴거 조처를 강행했다. 보츠와나 정부의 눈에 토착민은 다이아몬드 채굴에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었다. 부시맨은 힘겨운 법정다툼 끝에 2006년 12월 보츠와나 법원으로부터 “강제퇴거는 불법이며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아내 고향땅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보츠와나 정부는 부시맨들의 지하수 관정 재개봉을 금지하는 한편, 세계적인 명품보석업체 티파니앤코의 투자로 부시맨 거주지에 사파리 공원과 수영장 등이 들어선 호화 관광단지를 조성했다. 보석가공업체인 젬다이아몬드에는 부시맨의 물 이용을 막는 조건으로 이 지역의 환경관리권이 주어졌다. 차량 등을 이용해 외부에서 물을 가져다주는 것도 금지됐다. 관광객과 광산업자, 심지어 야생동물들에게도 제한없이 물이 공급되지만, 정작 원주민인 부시맨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물을 빼앗긴 것이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스티븐 코리 대표는 “지난 10년새 보츠와나는 원주민들에게 가장 살기 힘든 곳이 됐다”며 “외국인들은 이곳에서 관광과 보석 쇼핑을 즐기면서 이런 정권을 도와주기를 진정 원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부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에 뿌리를 둔 ‘부시맨’은 지금도 전통적인 방식의 수렵채취 경제와 부족단위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종족으로 남부 아프리카에 6만여명이 생존해 있다. 거주 지역에 따라 산(San)족, 쿵족, 바사르와족 등으로도 불리며, 살아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펌: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431730.html


관련글:다이아몬드·커피 뒤에 숨은 ‘아동노동 착취’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회사원 이모씨는 오전 내내 그녀의 결혼반지를 구경하는 동료들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녀의 손에 끼워진 결혼반지는 세계적인 명품 보석상 T사의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로 한동안 주변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다. 그녀는 점심 식사 후 S커피숍에서 진한 원두커피와 초콜릿 케이크를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고 퇴근길에는 남편과 함께 운동하기 위해 N사의 운동화와 트레이닝복을 구입했다. 그런데 그녀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한 끼 식사보다 비싼 커피, 초콜릿 케이크, 고가의 운동화 및 트레이닝복 뒤에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면서 50센트도 못 받는 아동들의 비참한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까.




◇세계에서 다국적 자본의 아동 노동력 착취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아이들이 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프리카·중남미 지역 갈수록 더 심각



다이아몬드, 커피, 코코아(초콜릿 주원료) 등은 아동 노동 착취 구조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품목들로, 이들의 주요 생산지인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에서는 상당수 아동들이 광산과 농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특히 다국적 자본이 제3세계 국가의 영토와 노동력을 잠식하면서 아동 노동 착취의 문제는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그 지역도 확대되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볼 때 아동 노동 착취는 이미 수세기 전에 시작됐다.



16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중세의 독립 수공업자들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신 기업가에 종속된 임금 노동자가 등장했다. 농촌의 가내 수공업이 없어지면서 수많은 인구가 도시로 유입됐으며 남은 농민들은 농촌 지역으로 파고든 공장에 고용됐다.



이 시기에 아동 노동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리오 휴버먼은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에서 ‘로빈슨 크루소’의 저자 대니얼 디포가 1724년에 쓴 ‘영국 여행기’를 인용해 아동 노동 출현을 증언했다. “매뉴팩처 작업장들 사이에는 고용된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은 집들이 흩어져 있다. 그곳에서 노동자와 그의 아내, 아이들이 언제나 숨 쉴 틈도 없이 실을 뽑고 베를 짜는 등의 일을 한다. 제일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든 사람이 자기 생활비를 번다. 네 살 넘은 아이는 거의 없지만, 그 어린 것들도 일손으로 쓰기에는 충분하다.”



또 책에는 “1934년 미국 코네티컷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29가구 가운데 96가구에서 16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일하고 있었으며…(중략)…, 이 어린이들의 절반이 12세 미만이었다. 그중 34명은 8세 이하였고, 12명은 5세 미만이었다”라는 문구도 나온다. 여러분은 일하고 있는 두세 살짜리 어린이들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은 현상은 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일하는 아동 전세계 2억5000만명



빈민국일수록 아동 노동 착취 정도는 심각하고 선진국이라도 빈민층의 아이들은 노동 현장으로 내몰린다. 지난해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노동착취 환경에서 일하는 5∼17세 아동 및 청소년이 약 2억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평균 14시간 이상 일하는 섬유수공업 카펫 공장부터 광산, 차, 커피, 코코아 농장, 건설현장, 상점까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심지어 유혈분쟁에 동원되는 소년병도 있고, 아동 성매매 종사자도 있다. 이웃나라로 이주노동까지 하러 가는 현상도 벌어진다. 앞서 16세기에 있었던 아동 노동과 현재 아동 노동 실태는 별반 차이가 없다.



단순히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한 책임을 이들을 고용해 이윤을 남기는 기업가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가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값싼 노동을 활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1999년 국제노동기구에서 174개 회원국 전체 결의로 아동 노동 착취 금지 협정을 채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아동에 대한 노동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사고 전환과 실천 필요



얼마 전 미국에서는 한 인권운동가가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N사와 R사가 아동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고 폭로해 소비자들의 항의와 불매운동 시위가 있었다.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 즉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은 것만 찾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권침해, 환경훼손 등의 비윤리적인 과정이 있었다면 과감히 거부해야 한다.



이를 묵인하고 구매한다면 우리 역시 간접적으로는 아동 학대 범죄에 일조한 것이 된다. 더 나아가 아동 노동 착취 문제를 단순히 열악한 노동 여건을 개선하자거나 노동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들어서도 안 된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노동현장을 떠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조승희 한우리독서논술 연구원





〈생각해 볼 점〉



1. 아동 노동이 시작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가.



2. 아동 노동이 불러오는 문제점에 대해서 설명해라.



3. 아동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은 무엇인가.

 
글:조승희 한우리독서논술 연구원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090906001810&subctg1=&subctg2


관련글:[월드리포트]다이아몬드에 묻은 피는 지워졌나

채굴 전쟁과 원주민 착취 ‘어두운 과거’… 할리우드 관련영화 개봉으로 논란 가열



시에라리온 코이두 지역의 다이아몬드 딜러인 삼바 사바리(76)가 다이아몬드 무게를 재고 있다.



순수함과 영원함,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 다이아몬드.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과 ‘피묻은 다이아몬드’가 있다.



12월 8일 미국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가 다이아몬드 산업의 냉정하고 잔혹한 역사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회사들은 영화로 인해 이미지 손상은 물론 판매에도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피로 얼룩진 다이아몬드 영화는 1990년대 시에라리온에서 다이아몬드 밀거래를 둘러싸고 자금을 쥐어짜려는 반군과 다이아몬드 채취에 동원돼 착취당하는 원주민의 고단한 삶, 잔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진귀한 ‘핑크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선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용병으로 분했다.

1991년부터 11년 간 이어진 내전 기간 동안 시에라리온 반군인 혁명통합전선(RUF)은 무기 구입 자금과 사적인 치부를 위해 다이아몬드 밀거래에 나섰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기 위한 정부군과 반군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5만 명이 희생됐다.



RUF는 8세 가량의 아이들을 유괴해 강제로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에 중독시켜 마음대로 조종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정부군에 협조한 부모를 살해하지 않으면 너희를 죽이겠다”며 패륜을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팔을 자르고 쓸데없는 말을 했다며 주민의 입을 도려내는 잔혹함을 보이기도 했다. 콩고, 앙골라, 라이베리아 등 다이아몬드가 풍부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선조 때부터 수렵생활을 하며 칼라하리 사막에 살아온 ‘부시맨’ 산(San)족은 다이아몬드 개발을 위해 삶의 터전에서 내쫓겨야 했다. 이들은 디카프리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자 우리는 쫓겨났으며 다이아몬드는 우리에게 부와 아름다움이 아닌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다이아몬드의 희생자라는 것과 집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산지.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세계 50%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이어 러시아, 호주, 캐나다 등이 다이아몬드 생산 대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광부들이 다이아몬드의 토사를 냄비로 일고 있다.



다이아몬드 업계 “이미 해결된 문제” 다이아몬드 업계는 할리우드가 지나간 역사를 되짚으며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된 12월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이아몬드 연간 판매량의 5분의 1이 팔려나가는 대목이다.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화가 개봉되면 다이아몬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 영화로 인해 다이아몬드가 모피만큼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산물이라는 인식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업계는 “영화가 그린 어두운 면은 이미 해결된 과거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드비어스’는 캠페인을 위해 15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투입했다. 드비어스는 또 ‘블러드 다이아몬드’ 제작사에 공문을 보내 “영화의 내용은 허구이며 분쟁지역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는 현재 거의 유통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자막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에드 즈윅 감독은 “내 영화가 피묻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이 기쁘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세계다이아몬드협회는 피묻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들출 뿐이며 다이아몬드로 얻는 소득이 아프리카에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 이자코프 회장은 “이 영화는 수년 전의 일, 이미 해결된 일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통되는 다이아몬드의 99% 이상은 분쟁이 없는 지역에서 생산된 물량”이라며 “아프리카 주민들은 다이아몬드의 수익으로 의료와 교육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보츠와나 노동자의 25%는 다이아몬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

다이아몬드업계는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영화로 인한 비판을 막기 위한 인터넷 웹사이트(Diamondfacts.org)를 열기도 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의 한 장면.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위해 수치상으로 현재 ‘피묻은 다이아몬드’의 거래량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영인 모임인 ‘남아공 비즈니스 리더십‘은 지난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피묻은 다이아몬드 거래량은 90년대 중반 15%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현재는 1% 미만”이라고 밝혔다. 다이아몬드의 원산지 확인을 의무화하고 생산·유통 과정을 감시함으로써 피묻은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막은 ‘킴벌리 프로세스’ 협약을 맺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다이아몬드 산업이 일자리 창출, 외화 수입,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기여함으로써 남아공에 긍정적인 힘이 되어 왔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브룩스 스펙터는 “분쟁 다이아몬드들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체로 억제되어 있다”며 “다이아몬드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전쟁과 분쟁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규제 밖 거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피묻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장기적으로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피묻은 다이아몬드 밀거래는 오히려 더욱 정교해졌다. 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W)와 파트너십 아프리카 캐나다(PAC)는 브라질과 과야나를 조사한 결과 대량의 ‘다이아몬드 세탁’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업계가 킴벌리 프로세스를 공평한 관찰자처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책임하고 열의 없는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PAC은 밀거래 규제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는 서구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 국가들은 피묻은 다이아몬드와 밀거래를 감시하는 기구를 만들기 위한 펀드 모금을 거부하고 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즈윅 감독은 다이아몬드 산업과 소비자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소비라는 단순한 행위가 이 세계 어딘가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지갑을 여는 데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위클리경향 국제부/박지희 기자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7&artid=13396&pt=nv

관련글:휴대전화엔 '콩고인들의 피'가 흐른다

피로 물든 아프리카 내전을 상징하는 것은 '블러드(blood) 다이아몬드'만이 아니다. 가혹한 노동에 동원된 아프리카 주민이 채굴한 광물로 만들어지는 '블러드 컴퓨터'가 내전 세력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자연자원과 관련된 각국의 내전과 부패를 고발하는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최근 '총에 맞서,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Faced with a Gun, What Can You Do?)'라는 보고서에서 "콩고민주공화국(DRC·이하 콩고) 광산에서 주민 노동으로 채굴된 광물이 내전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물의 공급사슬에는 글로벌 기업 240곳이 얽혀 있으며, 휴렛패커드·노키아·모토로라·델 등이 최종 매입자라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만약 콩고 광물의 공급망을 투명하게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한 소비자의 휴대폰이 진동으로 떨릴 때, 콩고 광부의 가혹한 노동 끝에 캐낸 철망간중석이 그 휴대폰에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를 수 있다"고 전했다.



콩고 동부의 북(北)키부와 남(南)키부에는 석석(錫石)·철망간중석·콜탄·금 등이 풍부하다. 특히 콜탄은 휴대폰·컴퓨터칩·각종 게임기 제조에 쓰이는 탄탈륨의 원석으로, 전 세계 수요의 약 80%가 콩고에 매장돼 있다.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콩고인민방위군(CNDP), 르완다민주해방군(FDLR) 등이 인근 주민을 일당도 주지 않고 노역에 동원한다. 남키부의 한 광부는 "우리는 그들에게 고깃덩이에 불과하다. 우리는 동물이다"라고 호소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반군은 이렇게 채굴한 광물을 헐값에 넘긴다. 콩고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면서도, 돈이 되는 광물 채굴과 거래에선 협조한다. 운반을 위해 도로를 비워주고 공항 이용권도 내준다. 채굴된 광물은 최대 7차례 중간상인을 거쳐 다국적 기업에 도달한다. 북동부 키상가니를 장악한 반군 지도자 오누숨바(Onusumba)는 "매달 다이아몬드로는 20만달러를 벌지만, 콜탄으로는 100만달러를 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영국 원자재 공급기업인 AMC는 "보고서는 다국적 기업 공급망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사실의 일부만을 단순화해서 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글로벌 위트니스는 "내전 지역 교역에 대해서는 감시를 철저히 하고 원산지 표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7/20090727000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