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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발칸반도(2015)/28.슬로베니아

블레드 여행 정보

by 시경아빠 201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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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호 추모공원

 

 

 

 

내 마음은 호수요~’노래가 절로[우리가 몰랐던 유럽이야기]슬로베니아 ‘블레드’

 

▲ 슬로베니아의 호반도시 블레드에 있는 ‘블레드 성’과 알프스 산맥 전경

 

중앙유럽과 남유럽에 있는, 슬로베니아(Slovenija)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와해되면서 생겨난 한반도 면적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치는 자그마한 국가다.

여행정보서에 소개되는 유명 관광지로는 로마 유적이 남아 있는 수도 루블랴냐, 호반의 도시인 블레드(Bled), 포스토이나 동굴(postojna cave)이 대표적이다. 그중 블레드는 한눈에도 눈 시리게 아름다워 가슴에 깊게 새겨진다.

최고의 힐링 여행지 ‘블레드’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크로아티아, 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어 숨겨져 있는 듯한 나라다. 연금술사로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했다’라는 배경도 슬로베니아다.

필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그에서 밤 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블레드를 왔다. 블레드는 많은 여행정보서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그 아름다움이 어디 필자에게만 다가왔을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왕족들은 이곳에 그들만의 별장을 지었다고 하고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해체되면서 유고슬라비아 왕국에 편입됐을 때도 왕실의 여름 거처로 사용됐다.

잔잔한 호수는 밤새 잠 못 이룬 피곤한 몸을 오히려 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해준다. 결코 화려하지 않다. 그저 작은 시골마을일 뿐이다. 그러나 블레드 성, 그리고 호수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블레드 섬’이 호수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가히 환상이다. 그저 카메라만 들이대도 엽서, 달력 사진이 된다. 잠시 내 몸을 움직여 호수를 따라 걸으면 또 다른 모습이 되는 신기한 형상이 연출된다.

그리고 항상 눈길을 부여 잡는, 마을 뒤를 넓게 펼치고 있는 산이 있다. 바로 알프스 산이다. 슬로베니아 지역을 ‘줄리안 알프스의 진주’라고 부르는데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북서부 산악지대다.

트리글라브 산(2864m) 등 2000m 이상 고봉이 줄줄이 이어져 있고 6월까지도 잔설이 남아 있을 정도다. 햇살이 비칠 때면 한 여름에도 눈이 뒤덮힌 듯 착각하게 한다. 1924년 일찌감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보호해 왔을 만큼 이 나라에선 성스러운 곳이다.

블레드 호수는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들어 만들어졌다. 둘레 6km의 작은 호수이지만 슬로베니아의 제일가는 명소다. 더 나아가 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동유럽의 스위스’ ‘알프스의 양지바른 곳’이라는 슬로베니아 별명이 왜 붙었겠는가? 마치 호수 물 색은 울릉도의 바다 물빛을 닮았다. 옥색이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다. 정작 물고기는 보이지 않지만 오리떼, 백조는 흔하다.

특히 이 호수의 명물은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Pletna)’다. 블레드 호수에 떠 있는 블레드 섬까지 안내해준다. 그런데 이 나룻배는 블레드 호수엔 23척 뿐이란다.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 때부터 그랬단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블레드 호수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딱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 숫자가 200년 넘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뱃사공 일은 가업으로만 전해지고 남자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제법 먼 거리여서 노젓는 사공의 숨소리가 미안할 지경이다.

숨겨진 유럽의 보물 ‘블레드 호수’
호숫가 절벽 위에는 블레드의 상징인 블레드 성이 자리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자리한 성은 항상 시선을 멈추게 만든다.

블레드 성은 1004년 독일 황제 헨리 2세가 주교에게 영지를 하사한 것을 기념해 로마네스크 양식의 탑만 있던 자리에 세워진 것이다. 이 성은 약 800년 이상 남부 티롤의 주교가 앉던 의자가 있는 성당이었는데 이후에는 유고슬라비아 왕족의 여름 별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성 한쪽에는 블레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작은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데 주로 검과 갑옷 등이 진열돼 있다. 블레드 성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 또한 매혹적이다.

다른 곳과 달리 피크철에는 오후 8시까지 입장료를 받는다. 성안으로 들어가야 제 맛이겠지만 원치 않는다면 반대편으로 돌아가 또 다른 풍치를 내려다 봐도 좋다. 밤이 되면 블레드 성에 불이 밝혀진다. 마치 불이라도 난듯 타오르는 성의 모습은 여행객의 시름을 절로 녹인다.

■여행정보
○교통편 : 슬로베니아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없다. 한국과 직항으로 이어지는 가장 가까운 공항은 독일의 뮌헨 공항. 류블랴나까지는 저가항공이나 유레일패스를 이용해 기차로 이동하면 된다. 류블랴나-블레드는 한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기차역과 공용버스터미널이 인접해 있다. 블레드에서 빈트가르까지는 아주 가깝지만 걸어갈 정도는 아니다. 버스는 오전에 딱 두 번(9시, 10시)뿐이다.

○먹거리 : 블레드에는 독일의 크림 케이크(Cremeschnitte)에서 유래된 슬로베니아의 크림 케이크인 크렘나 레지나(kremna rezina)가 아주 유명하다. 바, 호텔 등, 대부분 먹거리 파는 곳에서는 먹을 수 있으나 맛의 차이가 난다. 달지 않고 맛이 아주 좋다. 그 외 블레드의 전통음식점을 찾거나 비싸지 않은 피자 등으로 해결해도 좋다.

○숙박정보 : 블레드는 호수를 끼고 호텔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시골 마을은 저렴한 호스텔도 도심과 다르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 블레드에는 4~5개의 호스텔이 있는데 Rooms Ivanka라는 곳이 가격대비 좋은 편이다.

기타 정보 :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고 기온은 한국보다 선선한 편이다. 통용되는 화폐는 유로화.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