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7시 30분, 교대역.
아직 잠이 덜 깬 도심의 공기를 뒤로하고 '풍경있는여행사'와 함께 길을 나섰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시간의 겹이 쌓인 곳, 강경 근대화거리와 반짝이는 탑정호, 그리고 여름의 정점을 알리는 공주의 수국이 기다리는 곳이다.

강경, 젓갈 향기 속에 피어난 근대의 기억
강경에 도착하니 50분이라는 짧고도 강렬한 시간이 주어졌다.
젓갈로 유명한 고장답게 거리마다 정겨운 젓갈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풍경만으로도 강경이 품어온 세월이 느껴졌다.

옥녀봉오르는길에 감리교회

강경노을게스트하우스



발걸음을 재촉해 오른 옥녀봉.
정상인 봉수대에 서자
강경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금강

기독교 한국침례회 최초예배지.

소금문학관
멀리서 보면 포구에 닻을 내린 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어, 강경의 지리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굽이쳐 흐르는 금강과 맞닿은 '박범신 소설가의 소금문학관'은 마치 옛 추억을 화상(畵像)으로 띄워놓은 듯

강경의 옛 지명인 **'소금산'**과 박범신 작가의 대표 장편소설인 **『소금』**에서 이름을 따왔다.
과거 강경은 젓갈과 소금으로 흥했던 포구 도시였다. 이 문학관은 그런 강경의 정서와 인간의 삶을 다룬 작가의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담고 있는곳이다.


은교상
소설 **『은교』**는 '영원한 청년 작가'로 불리는 박범신 작가가 2010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출간 당시 70대 노시인과 17세 소녀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불륜'이나 '로맨스'에 머무는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 노년의 고독, 예술가의 질투를 깊이 있게 파고든 작품이다.


사는일
빈 의자 하나 남기는길
직접 만든 목의자


작품들



박범신 작가의 서재는 단순히 책이 쌓여 있는 방이 아니라, **작가의 문학적 고뇌와 삶의 철학이 응축된 치열한 창작의 산실**이다.
그 공간은 그가 집필을 위해 얼마나 스스로를 몰아붙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 1. ‘치열함’의 상징: ‘와옥(臥屋)’과 ‘토굴’
박범신 작가는 자신의 서재를 종종 **‘와옥(누워 있는 집)’** 혹은 **‘토굴’**이라 칭하곤 했다.
* **자기 유폐:**
그는 새로운 작품을 집필할 때면 스스로를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하고 서재 안에 유폐시킨다.
이는 창작에 온전히 몰입하기 위한 의도적인 고립
* **절대적 고독:**
화려한 문단 생활과 대비되는, 지극히 소박하고 좁은 서재 공간에서 그는 인간 존재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길어 올리는 고통스러운 집필 과정을 견뎌내었다.
### 2. 공간의 분위기
* **책의 압박:**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는 작가에게 위로이자 동시에 압박이다. 수많은 문장 속에서 새로운 문장을 길어 올려야 하는 예술가의 숙명을 상징
* **빛과 창:** 그가 머무는 서재의 창은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이면서, 동시에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으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서재 안에서 체감하며 문학적 영감을 얻었다.
### 3. 왜 그토록 서재에 집착할까?
작가에게 서재는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곳'이다
* **일상의 거세:**
세속적인 욕망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나'라는 인간이 무엇인지, '삶'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장소
* **근대화와 강경의 정서:**
특히 강경과 인연이 깊은 그는 소금문학관 등 지역의 공간과 자신의 서재를 연결 지으며, 근대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가장 깊은 어둠을 파헤치는 일이다."**
>
박범신 작가의 서재는 그 어둠을 견디며 한 줄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스스로 쌓아 올린 **'문학적 성벽'**과 같다.
강경의 소금문학관을 방문하신다면, 작가가 고독 속에서 써 내려갔을 수많은 문장을 떠올려 보세요. 그 공간이 주는 정적 속에서 작가의 치열했던 삶의 궤적을 조금이나마 더 깊이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봉수대





밀양 위례성지의 기억이 교차하며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찰나, 짧은 시간의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이곳은 꼭 다시 와야겠구나' 다짐하며 옥녀봉을 내려왔습니다.




근대 건축이 건네는 위로
옥녀봉 아래 자리한 근대문화관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건물 뒷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근대 건물을 리모델링한 호텔과 카페, 맛있는 돈까스 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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