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노예 노동 아동' 1200만…
일부선 "사창가 팔려가는 것보단 나아"
하녀로… 막노동꾼으로…
국자로 맞고 먼지 덮어쓰며 노예처럼 혹사 당하고도
대가는 한 달에 2500원
- ▲ 맨발도 안 쓰러운데… 고사리 손엔 블록까지 3일 인도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경기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여자아이가 커다란 블록을 들고 맨발로 자갈길을 걸어가고 있다./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여덟살 자스미나(Jasmina)는 하녀다. 하루 종일 청소와 빨래를 하다 매일 밤 11시쯤 주인집 화장실 문앞의 마루에서 잔다. "구두를 빨리 못 닦는다고 국자로 때렸어요. 화장실에 물을 빨리 안 갖다준다고 또 맞았어요." 아빠가 죽은 뒤 엄마는 아이를 굶기지 않으려 웨스트벵갈의 부잣집에 하녀로 들여보냈다. 노예처럼 혹사당하는 대가는 한 달 100루피(약 2500원)다.
자스미나뿐이 아니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올 10월 구(舊) 영연방 국가 등 71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스포츠대회 '영연방 게임'을 앞두고 있다. 도심지 100여곳에 도로와 경기장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현장엔 흙먼지를 뒤집어쓴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온라인판이 최근 보도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건설현장에 나와 벽돌을 나르고 곡괭이질을 한다. 집도 부모도 없는 거리의 아이들도 한끼 식사와 종일 노동을 맞바꾼다.
유니세프 등 국제 기구와 '세이브 더 칠드런' 같은 아동 구호단체들은 1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인도의 아동 노예노동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왔다.
하녀나 하인으로 일하는 아이들이 뉴델리에만 5만명이 넘는다. 작년 10월 출범한 인도의 '아동 인신매매와 노예 반대 캠페인(CACT)'에 따르면, 지난 2006~08년 노예 노동에서 구조된 아이들은 128명뿐이었다.
- ▲ 장난감 대신 삽괭이 들고… 누가 이 아이들의 손에 삽괭이(삽 모양으로 생긴 괭이)를 쥐여줬을까. 지난달 30일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경기장 건축 현장. 인도엔 부잣집 하인이나 식당 종업원, 건설현장 인부 등으로 일하는 아이들의 숫자가 1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인도 정부도 지난 2006년 아동노동방지법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2006년 10월 이후 작년 말까지 315만 건의 아동 노동사례가 적발됐고, 이 중 8만3000건이 법정 기소됐다고 현지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보도했다.
공사판 일도 없는 빈곤층 아이들은 아동 인신매매조직에 끌려가 눈이 뽑힌 뒤 거리에서 구걸을 하거나, 관광객의 주머니를 터는 도둑이 된다. '슬럼독(slumdog·빈민가 아이들)'이다. 예쁘장한 여자아이들은 성(性)노예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부모와 함께 일하는 것이 일거리 없이 방치되거나 사창가로 팔려가는 것보다 낫다"는 주장도 편다고 FP는 전했다.
-2010/2/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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